MY MENU

건강상식

제목

[기고글] 체질과 한방

첨부파일0
내용
-사상체질의학을 중심으로-

 P씨는 어느날 TV채널을 돌리다가 전서울의대 해부학 교수인 이모박사의 팔상체칠의학에 관

한 건강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의 대체적인 요지는 ‘사상의학의 보다 발전적 형태인 팔상의

학을 최대 난점이었던 체질감별의 객관성을 확립함으로써 자신이 완성했다. 그것은 완력테스

트(그림 1 그림 2)와 오링테스트(그림 3)를 채소류를 이용하여 실시하는 방법이다. 즉 한쪽 손

에 오이를 들고 반대쪽의 완력이나 오링의 힘을 비교했을 때, 힘이 빠지면 소음인 이고, 당근

을 이용했을 때 좋게 나오면 태음인, 감자를 이용했을 때, 힘이 빠지면 소양인, 무를 이용했을

때, 힘이 빠지면 태양인이다. 그리고 이 결과를 토대로 체질상 해가 되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건강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P씨는 갑자기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그가 가지고 있던―모든 음식을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섭

취해야 건강하다는 고정관념에 일대 전환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인생을 두루 섭렵했을

80세의 나이와 의학 박사이자 전직교수의 권위로 다가오기에 무게가 있었다. P씨는 최근 부쩍

건강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터라 더욱 이 ‘체질건강론’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단순 흥미거리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실제로 자신의 체질을 진단받아 편식(?)을 해야 되

는 것인가? 아니 근본적으로 인간을 4타입 혹은 8타입으로 분류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인

가?


 요즘 P씨처럼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체

질건강론’은 TV나 잡지, 책자를 통해 항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동무 이제마선생이 100년전에 사상의학을 제창한 이래, 사상의학에 대한 연구는 한의학의 한

분야로서 꾸준히 발전되어 왔다. 체질감별방법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으며 편리한 방법도 있

으나 문제점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체질건강론」에 대해 그 원류인 사상

의학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른 건강관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상체질의학의 연원

 인간체질론은 동서가 함께 옛부터 연구를 해 왔다.

 사상의학은 東武 이제마가 그의 저서<동의수세보원(1894)>에 처음 발표한 체질의학의 이론

이다. 이 학설은 역리(易理)를 모체로 하고, 한의학의 최고 원전인 <황제내경>의 오태인론과

오행인론(음양 25인)의 에센스를 일보 발전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역리와 내경의 원리를 모르

면 사상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혹자들은 원류는 젖혀두고 사상을 전혀 별개의 학

설로 알고 한의학 전체를 경솔히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다. 태양이니 태

음이니 하는 것도 음과 양편으로 치우쳤다는 뜻이지 순음과 순양만을 타고났다는 뜻이 아닌 것

이다. 사상체질(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이란 다름이 아니라 어느 한 장부를 강하게

(實)타고 나므로 다른 어떤 장부는 도리어 약해진다(虛)는 뜻이고 어느 한 기운만을 타고났다

는 말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사상인 모두가 자기체질 이외의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하고서

도 증상이 회복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아무리 몸에 열이 많은 양인이라 할

지라도 노인이 되면 체온이 낮아지므로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나 약을 통해 효험을 보는 예가

많으니, 전체적인 원리를 안 후에 개체의 원리를 응용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상인의 체질과 감별법

 사상체질의 분류는 외형의 특징과 성정(희․노․애․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성정이 장부

의 허실과 대소에 결정적으로 작용한다(여기서 말하는 장부의 대소는 해부학적인 대소가 아니

고 기능적인 대소를 말함).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체질이 지니는 특성을 개괄적으로 <표>에 소개한다. 아래의 글

을 읽을 때 자주 참고하며 보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체질감별의 가장 난점은 일백프로 검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다. 그

래서 연구가들은 객관적인 체질감별방법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다. 그 결과 진맥

법, 태극침법, o-ring 테스트나 완력테스트(채소나 한약재 이용), 금․은반지, 카드 등의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어느 방법도 완전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첫째, 사상체

질론 자체가 절대적인 의학이 아니라 가설적 의학이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만나

는 사람들 중에는 사상체질분류 기준상 전형적인 경우보다는 애매한 경우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객관적인 체질감별방법을 완성했다’ 는 말 속 에는 사상 또는 팔상체질론을 「절

대적 의학」으로 인정한다는 가정이 숨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체질의학론의 독특성, 우

수함,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둘째, 같은 체질의 채소나 약재라면 어떤 사람이

검사하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나, 그렇지 못한 것은 검사자의 주관적 느낌이나 힘이 개

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며, 셋째, 건강한 때와 병들었을 때의 결과가 또한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피검자의 상황에 따라서 어떤 음식이나 약재가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는 있어도 그것과 체질이 바로 연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러한 부단한 노력들이 사상체질의학을 보다 심화 발전시키는데 기여함은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사상인의 기본치료(표 참조)

 사상인의 건강기준을 보면 태양인은 소변이 왕다하면 건강하고, 태음인은 땀을 적당히 흘리

는 것이 무병하다. 소양인은 대변이 쾌통하면 건강하고, 소음인은 음식을 잘 소화할 수 있으면

건강하다.

 정신섭생을 보면 태양인은 방종하려는 욕심을 경계해야하고, 소음인은 눈앞의 안일을 탐하는

욕심을, 소양인은 교언영색의 마음을, 태음인은 재물, 권력에의 욕심을 경계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성정의 편재는 장부의 기능적 허실을 야기시키고 나아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그

러므로 사상체질에 따른 성정의 조절은 사상의학의 치료방침이 되는 것이며 또한 질병의 예방

과 양생과 올바른 대인관계 및 인격수양방법이 된다. 성정의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치료법에

는 사상체질분류에 의한 약물요법과 침구자료법이 있고 정신치료와 음식물의 섭생방법이 있

다.

 태양인은 매우 드문 체질로 자기만의 이상에 도취되어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혼자 앞서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한발 물러서 신중하게 판단하는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고, 소양인은 쉽게 흥

분하며 경거망동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태음인은

겉으로는 대범해 보이지만 의외로 겁이 많아 노이로제에 가장 걸리기 쉬운 체질이다. 소음인

은 마음이 다소 편협하여 한번 꽁하면 여간해서 풀어지지 않고 위와 장기능이 영향을 쉽게 받

아 위장병으로 고생을 많이 한다. 그러나 모든 일에 신중하고 꼼꼼하여 실수가 별로 없고  결단

을 내려야 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태음인 보다 대범하게 대처해 나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

다.

 음식섭생에 있어서 태양인은 담백한 음식이 좋고, 간을 보하는 지방이 적은 해물류가 좋은 반

면, 맵고 뜨거운 음식은 좋지 않다. 소양인은 비위에 열이 많아서 음식은 기가 서늘하고 생냉

한 음식이나 과일․채소가 좋고, 음허(몸에 진액이 부족해지는 상태)하기 쉬우므로 보음하는 음

식이나 해물류가 좋다. 태음인은 체격이 크고 소화기능이 비교적 발달하여 음식에 크게 구애

됨 없이 동식물성 단백이 풍부한 음식이나 맛이 중탁(重탁)한 음식이 좋다.

 그러나 성격상 과식하는 경향이 있어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서 비만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신열(辛熱)한 음식물과 지방질음식을 피해야한다. 소음인은 소화력이 약하고 비위가 냉하여

항상 더운 음식이 좋고 신열한 조미료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식품내용은 표를 참조).

 ◆체질건강론에 대한 올바른 관점

 사상체질의학은 각 체질에 대한 생리, 병리, 진단, 감별법, 치료와 약물은 물론 정신과 육체의

조화, 올바른 인간관계, 바람직한 사회활동, 나아가서 이상적인 자기성취에 이르기까지 서로

연계를 갖고서 실생활과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우수한 의학이론이자, 동시에 의철학, 윤리론

이다.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권하고 싶다. 첫째, 사상, 팔상체질론은 한의학의 일부분임을 알고

따르되, 맹신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임상을 하다보면 누가 보아도 전형적인 체질의 소유자가

많이 있다. 이들은 의사로 하여금 치료에 대한 확신감을 갖게 하면 환자 자신에게는 축복된 일

일 것이다. 체질적으로 치료해 보면 효과가 탁월하게 나다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문제이다. 이런 사람들은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체질감별을 시도

해 보고 그래도 불명확할 때는 너무 연연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서 쓴 것처럼 사

상체질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몸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판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체질에 따른 음식섭생은 허약하거나 질병에 걸렸을 때에 그리고 자신의 체질이 전형적

일 때 주로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건강할 때는 그저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

면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체질에 따라 편식을 해야 건강하다는 이론은 한의학의 전체적 이론

을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음식의 성질(한․열․온․냉)이나 맛(매운맛, 신맛, 단

맛, 짠맛, 쓴맛 등)에 따라 어떤 장부에 작용하는가가 결정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만약 한가지

속성의 음식만 먹으면, 그 기운이 지나치게 되어, 곧 장부허실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결국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체질의학의 요점은 자기의 성정을 다스릴 줄 아는 인격의 소유자가 되라는

것이다. 이제마 선생이 남긴 말 중에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병은 남의 현명함을 질투하고 능

력있음을 시기하는 것이며, 가장 훌륭한 명약은 현명함을 사랑하고 선한 행동을 즐거워 하는

것이다(妬賢嫉能은 天下之多疾이고 好賢樂善은 天下之多藥이라)』는 말은 오늘날을 살아가

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계도적 의미가 참으로 크다고 생각된다.

한국통신 월보 기고글
문충모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