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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의 '건강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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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용한 '장금이 의술' 배워보자
MBC 드라마 ‘대장금’이 종영을 앞두고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 비결은 남아 못지않은 기개를 펼치며 경이로운 재능을 펼치는 의녀(醫女) 장금이 ‘병’과 ‘사람’을 함께 치유하는 감동을 연출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의학은 예로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이라 하여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고 봤다. 이 때문에 장금이 음식으로 질환을 치유하는 모습이 일반인에게는 근접하기 힘든 ‘의술’이라기보다는 생활 속에 스며든 ‘양생법’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대장금 ‘건강어록’을 통해 온고지신의 지혜를 짚어본다.
■ 생강은 천연 소화제이자 살균제
지방에 역병이 돌기 시작하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떠난 장금이 일행은 마을을 샅샅이 뒤져 텃밭에 버려진 병든 채소를 찾아낸다. 먹을거리가 궁한 서민들이 병든 채소를 먹고 식중독이 생긴 것이다. 한편 녹차, 생강, 마늘 등 살균과 해독 효과가 있는 음식을 즐겨먹는 이들은 식중독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극중에서도 생강 달인 물이 마을 주민들의 생명을 구한다.
자생한방병원 사상체질클리닉 조영 과장은 “생강은 성분이 따뜻하여 체내에 침범한 차가운 기운을 발산시켜주고 소화기계를 따뜻하게 해준다”며 “차가운 기운으로 인한 구토나 설사 등을 멈추게 하는 효능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생강은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하고 위장의 운동을 촉진한다.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을 곁들어 먹는 것도 살균효과와 소화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 가족력을 보면 질병이 보인다
극중에서 연생(숙원)이 임신한 후에 열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장금은 연생의 어머니가 임신 시기에 똑같은 증상으로 고생했고, 지독한 난산에 산후통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스승 신익균(내의원)에게 풍열, 즉 고혈압의 가능성에 대해 물으면서 부모로부터 풍열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대답을 듣게 된다.
송한승 KFM 가정의학과 원장은 “고혈압 환자의 95%는 원인을 모르는 ‘본태성 고혈압’으로 유전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부모가 모두 고혈압인 경우 자식 대에 60%, 한쪽만 고혈압이면 30%에서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환경 오염이 중독증을 유발한다
장금은 심한 피부발진과 시력까지 저하된 임금 중종의 병명을 알아내기 위해 임금과 연관된 모든 곳들을 탐문한 후 비소 중독임을 알아낸다. 피부궤양, 식욕감퇴, 전신의 통증 등은 만성적인 비소 중독 증상이기도 하다. 누군가에 의한 독살이 의심된다고 술렁거리지만, 장금은 “자연이 중독시켰다”고 야무지게 설명한다.
온천수에 비소가 함유되어 있었고, 같은 상수원을 이용하는 임금의 소가 물을 마시고 그 소의 우유(타락)에 비소 성분이 축적된 것이다. 꾸준히 타락을 먹어온 중종의 몸에 비소가 조금씩 쌓였다가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설정됐다.
■ 스트레스에 따라 질병도 다르다
극중에서 언급된 ‘기창’은 배가 부어오르면서 단단해지는 증상을 총칭하는 창만(脹滿)을 말한다. 기창은 기쁨·노함·슬픔·우울함·지나친 생각·두려움·놀람 등 7가지 감정의 변화로 기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 나타난다.
극중 장금과 신비가 돌보던 창만 환자 둘 중 하나는 고부 간의 갈등이 스트레스가 되어 나타난 기창이었고, 다른 환자는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고창(蠱脹)이었다. 처음에 장금은 두 환자 모두 기창 환자로 여겼지만, 환자의 섭생 및 주변상황을 물으면서 원인이 다른 질환임을 알게 된다.
■ 병색은 환자의 얼굴에서 나온다
장금이 관비로 쫓겨난 제주에서 의녀 장덕에게 혹독한 훈육을 받던 중, 환자의 면부(얼굴)를 먼저 살피라고 명 받는다. 이러한 망진(望診)은 말 그대로 눈으로 살펴보아 진단하는 것으로, 그 중에서도 얼굴색을 관찰해 오장의 건강 상태를 보는 것을 관형찰색(觀形察色)이라 한다. 청색·적색·황색·백색·흑색 즉 오색으로 나눠서 환자의 병색을 관찰하기에 오색진(五色診)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눈 사이가 붉은색을 띨 때는 심장에 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며, 코와 뺨 주위가 붉어지면 위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축적되어 기가 잘 순환되지 못한 것으로 본다. 창백하면서 두 볼에 홍조를 띨 때는 진액(津液)과 음기가 부족해 나타나는 허열(虛熱)로 볼 수 있다.
■ 당뇨병은 음식을 조절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
한 상궁과 장금이 소갈(消渴)병을 앓고 있는 명나라 사신단의 정사(총책임자)에게 목숨을 건 밥상을 올린다. 닷새 동안의 긴 여정에 허기와 피로가 겹친 정사가 나물류와 푸성귀로 구성된 상을 받고 불같이 화를 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무릇 음식은 몸에 이로워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자, 정사는 닷새 동안의 시한부 밥상을 허락한다. 여기서 소갈이란 당뇨병을 말한다. 장금의 간청 대목이 보여주듯, 소갈에 육식 등 기름진 음식은 증상을 악화시킬 뿐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교수는 “소갈 환자에게 고량진미를 섭취하게 하면 고혈당은 물론, 족부 염증, 면역 기능 저하 등으로 각종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식욕에 이끌려 기름지고 열량 높은 육식류를 포식하거나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몸에 습열(濕熱)이 쌓여 소갈이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대장금을 통해 소개된 무채나물, 나물무침, 해산물을 다져넣는 두부요리, 버섯, 잡곡을 넣은 대나무통밥 등은 당뇨환자에게 어울리는 식단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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